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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앤닥터 육아일기를 보고

에테RR 2021. 3. 16. 16:45

요즘 내가 공부 제외 주로 시간을 보내는 건 웹툰 감상이다. 요즘은 코로나 시국이라(시국이라는 말을 별로 쓰고 싶지는 않지만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상황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야외에서 하는 액티브한 활동을 하기도 어렵고-코로나 전에도 잘 안 했지만- 개강 후부터는 과제와 온라인 강의의 예습 AND 복습에 절대적인 시간이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취미생활을 할 만한 시간블록이 부족하기도 하다. 그래서 스크롤만 내리면 볼 수 있는 웹툰에 빠졌다. 

 

웹툰의 좋은 점은 일단 내가 해야 할 일이 별로 없고-핸드폰 스크롤만 내리면 된다-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쿠키는 200원/회니까 But 자기조절의 미숙으로 한 달에 2~3만원을 쓰는 이벤트가 발생함- 좋은 작품을 보면 나도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할 일을 미루기 위해서 회피하는 용도로 뭔가를 한다면 그게 어떤 것이든 인사이트를 얻기는 어렵다.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요즘 인상깊게 보는 웹툰은 네이버에서 연재하고 있는(~중 이거는 일본어 번역투라고 해서) 닥터앤닥터 육아일기(이하 닥앤닥)다. 사실 육아에 관심이 있어서 보기 시작한 건 아니고, 작가님이 공학박사시고, 대학원 얘기가 나온다는 말을 들어서 호기심이 생겼고, 예전에는 픽션:논픽션을 10:0 비율로 좋아했다면 요즘은 그 비율이 6:4 정도로 변화했기 때문에이다. 쓰다 보니 계속 비문을 쓰는 것 같은... 아무튼 요즘에는 작가가 본인의 생활을 베이스로 창작하는 작품을 좋아하는데(ex. 네이버웹툰 대학일기 by 자까님) 닥앤닥도 작가님이 직접 겪으신 일상을 베이스로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생생하게 와닿는게 많다. 재밌는 부분이 많다. 작가님이 되게 개그 요소를 잘 쓰셔서 읽으면서 너무 지루하다거나 너무 경박하다거나 하는 인상을 받은 적이 없다. 그 적정선을 지키는 게 작가의 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 그리고 작가님이 쓰신 공대생의 사랑이야기도 프롤로그까지 읽었는데 재밌다. 어쨌든 웹툰이든 드라마든 뭐든 보다 보면 웃기고 재밌는게 아니라 오히려 불쾌하고 숙연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을 찾는 것도 힘들어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너무 투머치감성인 건 내가 좀 으으 하게 돼서 싫고.... 결론은 닥앤닥을 편하게 보고 있다는 거다. 

 

특히 인상깊게 본 에피소드는 단이와 단미, 기프트, 박사다. 육아 에피소드도 재밌는데 내 상황과 비슷하게 다가오는 에피소드를 볼 때 더 느낌이 온다. 

 

127화 기프트 1편

https://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732955&no=127&weekday=wed

 

닥터앤닥터 육아일기 - 127. 기프트 1

127. 기프트 1

comic.naver.com

그리고 이 에피소드 중에서 제일 인상깊게 본 130화 기프트 4

https://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732955&no=130&weekday=wed

 

닥터앤닥터 육아일기 - 130. 기프트 4

130. 기프트 4

comic.naver.com

"누군가에겐 꿈인 곳에서도 경쟁은 계속된다."

이거를 많이 느낀다. 이해는 못하지만 안다. 

부러워하는 사람들, 내가 가고 싶은 집단에 속한 사람들도 그 안에서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시간이 있다는 걸 아는데 가보지 못한 나한테는 그런 힘듦조차 부러워보인다. 

성실함이 가장 큰 재능이라는 말을 자주 본다. 동의한다. 

 

성실함이란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하기'

'그냥 해보기'

가 얼마나 중요한 지 시간이 갈수록 실감한다.

 

닥앤닥 몇 화인지는 모르겠는데

작가님이 육아하시러 대학원 휴학하시는 장면에서

"육아도 지금 아니면 못해"라고 말씀하시면서 뒤돌아서 나가시는 컷이 있는데 

 

"지금 아니면 못해"라는 말은 인생의 진리같다. 

 

응답하라 1994에 그런 대사가 나온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좌우명은 아닌데 - 그런 거 정해놓는 거 왠지 나랑 안 어울려서 -

나이가 올라갈수록 저 말이 얼마나 팩트인지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온라인강의가 밀려서 주말 내내 못 자고 못 쉬고 과제하느라 너무 몸이 지치고 마음이 조급해지는 마이너스의 경험을 하는 것은 

과거의 순간에 내가 강의를 미루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순간의 선택은 그 순간에는 별로 중요해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시간은 지나가는게 아니고 쌓이는 거라고 한다. 

너무 후회되고 너무 되돌리고 싶어서 주저앉아 있는 그 순간도 착실히 쌓여서 미래의 내가 후회하는 어떤 연속된 시간의 한 컷이 될 수 있는 거다.

그러니까 현재를 살아야 한다는 말은 그런 뜻이었다는 걸 나는 이제서야 깨달았다... 

 

일단 하기

주말에 과제를 하면서 이거의 중요성을 느꼈다.

 

할 줄 아는데 귀찮아서 안 하고 있던 거를 미루는 거랑

해본 적이 없어서 아예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거를 미루는 거랑은

차이가 있다. 

 

전자는 언제 시작해도 내가 할 수 있다는 베이스가 있지만 

후자는 지금 시작해도 완성을 못 할 수도 있다는 불안이 베이스로 있다. 

 

사실 그냥 손놓고 있기... 이거는 많이 해봐서 쉬운 거다. 

근데 이번에도 그러면 나는 계속 그렇게 있을 것 같아서 그냥 해봤는데

성공했다. 

 

성공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만큼 작은 실행이었지만 

그런 경험을 쌓다 보면 예기치 못한 순간에 tipping point가 오지 않을까?

 

그리고 닥앤닥 보면서

작가님이 되게 많은 분야에 도전을 하시는 분이셔서 

읽으면서 와 나도 저렇게 살아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루 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자세가 얼마나 멋있는지를 깨닫는다. 

 

그리고 동물 캐릭터가 귀엽다. 

나중에 아이들과 어떤 관계로 만나든 - 인사해 엄마 친구야 등등 -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서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한다는 게 확실해진다. 

 

기프트 마지막화 

"꿈을 찾는 길은 지도 없는 사막과 같았다."

https://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732955&no=132&weekday=wed

 

닥터앤닥터 육아일기 - 132. 기프트 6

132. 기프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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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대사처럼 내가 쌓아온 시간이 내 꿈을 이루는 열쇠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 업데이트 되는 안다님 에피소드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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